본문 바로가기

프랑스뉴스·생활

"프렌치 프라이 우리가 먼저" 프랑스·벨기에 원조 논쟁

佛 "1789년 대혁명 직후 등장"
벨기에 "17세기 어부가 개발, 생선 안잡혀 감자 튀겨 먹어"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 감자튀김 원조(元祖)는 어디일까? 이름만 보면 의심할 여지없이 프랑스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국경을 맞댄 프랑스와 벨기에가 요즘 프렌치 프라이 원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프랑스와 벨기에 역사학자들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프렌치 프라이 원조 토론회에 참가한 역사가 겸 작가인 프랑스의 마들렌느 페리에르는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 노점상들이 팔았다는 당시 기록이 있다"며 프랑스가 원조임을 주장했다. 프랑스에선 프리트(frites)라고 불리는 이 음식을 18세기 후반 파리 센강 다리인 퐁뇌프에서 노점상들이 밤 등과 함께 팔았다는 것이다.

 

 

반면 벨기에는 브뤼셀 남쪽 나뮈르 지역 사람들이 17세기에 우연히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을 흐르는 뫼즈 강이 얼어붙어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되자, 어부들이 대신 감자를 작은 물고기 모양으로 잘라 튀겨 먹었다는 것이다. 토론에 참여한 벨기에 리에주 대학의 피에르 르클레르 교수는 "벨기에가 원조라는 확실한 근거는 아직 없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이제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선튀김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피시 앤드 칩스'를 즐겨 먹는 영국이 원조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19세기 영국 문헌에는 '작은 막대기 모양의 감자를 끓는 기름에 담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당시 감자튀김은 지금보다 더 두툼한 형태였다고 한다.

원조 논쟁과 별개로 유럽에서 1인당 감자튀김을 가장 많이 먹는 곳은 벨기에라고 한다. 평소에도 감자튀김에 대한 벨기에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감자튀김에 관한 책을 쓴 알베르 베르데이엉은 "프랑스인은 고기류 등을 먹을 때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정도지만 벨기에인은 이를 고귀하게 여긴다"며 "감자를 노릇노릇하고 바삭해질 때까지 두 번 튀기는 벨기에인의 요리 기술은 예술적 경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