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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프랑스, 관광객 1억명 유치 목표..비자 발급 개선

佛 비자 발급 간소화·상점 일요 영업 추진.."관광으로 경기 부양"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프랑스가 연간 관광객을 1억 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비자 발급을 완화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프랑스 정부가 인도 등 신흥국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주요 관광지 상점들이 일요일에도 영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관광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프랑스가 강점을 가진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경제를 부활시키려는 구상이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개발도상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비자 발급 완화와 일요일 관광지 상점 영업 허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한 관광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몽드가 보도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2012년 현재 연간 8천300만 명인 관광객수를 1억 명까지 끌어올리고, 프랑스를 찾은 관광객이 돈을 쓰게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나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미국과 스페인에 뒤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인 에펠탑


프랑스 정부는 올해 초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도입한 48시간 비자 발급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절차) 제도를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걸프 지역 국가들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관광 정책을 책임지는 한국계 입양아 출신의 플뢰르 펠르랭 통상국무장관은 "관광객들이 비자를 얻는데 불편이 크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펠르랭 장관은 "프랑스는 관광객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자세를 되찾아야한다"며 "우리는 서비스와 굽실거림을 너무 자주 혼동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녀는 정부가 온라인을 활용해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리에서는 식당 종업원들마저 프랑스어를 못하는 관광객에게 불친절하다는 불평을 들어 왔다.

프랑스 정부는 또 현금이 많은 아시아 관광객들이 절도 피해를 덜 보도록 파리 주요 관광지 주변의 경찰 인력도 20% 늘리기로 했다.

프랑스에는 매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프랑스 관광업계의 큰 손인 중국인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매치기 같은 범죄의 주된 표적이 되면서, 치안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3월에는 파리에 갓 도착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23명이 식당에서 강도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아울러 관광지역에 있는 상점과 식당이 일요일에도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일요일과 심야 영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률과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많은 상점이 일요일에 문을 닫고 있다.

작년에는 파리 샹젤리제에 있는 유명 화장품 가게인 세포라의 심야 영업이 법원에서 금지되기도 했다.

펠르랭 장관은 "관광은 단순한 여흥이거나 부차적인 일이 아니라 수출만큼 중요하다"며 제도와 의식 개선을 강조했다.

관광객의 편의를 높일 대중교통 대책도 발표했다. 공항 택시 요금에 정찰제가 도입되고, 내년부터 A1 고속도로의 한 차선이 공항행 전용으로 지정된다. 파리 여행의 관문인 파리 북역(Gare du nord)의 시설도 대대적으로 보수된다. 프랑스 정부는 2017년부터 파리 샤를드골공항과 도심을 20분 안에 연결하는 고속철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전 분기 대비 0%를 기록했다. 관광산업은 프랑스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로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 가량이며, 약 200만명이 관광업과 관련 업계에서 직·간접적으로 고용돼 있다.

프랑스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높은 관광 부문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