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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테러'당해

프랑스 혁명 정신을 상징하는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 본명: 페르디낭 빅토르 외젠 들라크루아)의 유명 회화 작품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7일(현지시간) '매직 테러'를 당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이날 오후 박물관이 폐관하기 바로 전에 28세의 여성 한 명이 랑스의 루브르 분관에 전시돼 있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 검은색 매직으로 30cm 길이의 'AE911'이라는 글자를 휘갈겨 썼다고 밝혔다.

 

- 외젠 들라크루아(프랑스)-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이 여성은 현장에 있던 관람객과 경비원에게 곧바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여성이 낙서를 한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어 추측만 무성하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여성이 'AE 911'라고 낙서한 글자가 2001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테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 중인 '911테러 진실을 위한 건축가와 엔지니어들(Architects & Engineers for 9/11 Truth)'이라는 비영리 단체의 축약형이라고 전해 낙서가 이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당 단체는 루브르 박물관 전시 그림에 대한 낙서가 자신들을 지칭한 것인지에 대해 현재는 알 수 없다면서, 귀중한 예술작품에 대한 훼손 행위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일각에서는 '9.11 테러의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의 소행'이라는 등 추측이 있었으나, 이 여성이 작품을 훼손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박물관 측은 사건 발생 직후 작품을 철수했으며 본관에서 파견된 복원 전문가가 8일 오전부터 복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8일 오후 발표된 박물관측 성명에 따르면 "낙서는 2시간만의 복원 작업 끝에 완벽하게 제거되었다. 잉크가 유화 표면 보호제인 바니쉬 위에만 묻은 덕분에 작품 자체는 전혀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복원이 끝난 그림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경비 아래 다시 전시실로 돌아왔다.

한편 프랑스 일간지 《라 크루아(La Croix)》 보도에 따르면 작품을 훼손한 여성은 28세의 인근 지역 주민으로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문제의 여성은 이튿날 검찰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사건을 맡은 프랑스 검찰은 용의자에 대한 정신 감정을 의뢰한 결과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unbalanced)"라는 답을 받아 판단능력이 전무한 상태임이 드러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프랑스24 뉴스채널은 그림에 낙서를 한 용의자에 대해 10만유로(약 1억4000만원)의 벌금과 최고 7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루브르 측은 복원전에 해당 작품이 전시됐던 루브르 랑스 박물관의 일부 전시관 문을 당분간 닫기로 했다고 언급했었다.

 

- 2012년 12월 4일, 루브르 랑스 분관의 개관식에서 들라크루아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앞에 참관한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

낭만주의의 대표 화가로 꼽히는 들라크루아의 1830년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같은 해 프랑스 국왕 샤를 10세를 내쫓은 '7월 혁명'을 그린 것으로, 프랑스 혁명 정신을 나타내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격정적 표현과 강렬한 색채로 프랑스 혁명정신을 잘 표현한 이 그림은 들라크루아가 1830년에 그린 것으로,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 그림은 파리의 루브르가 지난해 말 개관한 루브르-랑스 미술관에 대여한 작품 중 한 점이다.

프랑스 정부는 폐광으로 쇠락한 프랑스 북부의 소도시 랑스를 되살리기 위해 195억달러를 들여 랑스에 루브르의 분관을 건립한바 있다. 랑스는 1970년대까지도 석탄산업의 중심지로 큰 호황을 누린 프랑스 북부를 대표하는 벨기에 근교의 탄광도시이자 공업도시였으나, 현재는 인구가 3만6000명에 불과하다. 실업률도 16%에 이를 정도로 쇠락한 상태다. 이에 프랑스는 루브르의 분관을 랑스에 오픈하고, 보티첼리, 라파엘로, 루벤스, 고야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205여점을 대여해 개관전을 개최 중이다. 랑스는 루브르-랑스 미술관 개관으로 매년 50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시대의 갤러리(La Galerie du Temps)' :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 중에 선택된 200점의 작품을 연대기 순서로 전시한 전시관이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그랜드 갤러리(Grande Galerie)'가 지리적 순서로 전시를 기획했다면, 랑스의 '시대의 갤러리'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 위해 작품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했다. 작품의 로테이션은 1년에 20%로 예상하고 있고, 매 5년 마다 전시품들은 새롭게 바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기획 전시관은 1년에 2개의 전시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랑스 루브르 박물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총 면적

28,000m2

150,000m2

전시 공간 면적

7 000m2

- 시대의 갤러리(a Galerie du Temps) : 3000m2
-
기획 전시관 : 1800m2
-
상설 전시관 : 1000m2

82,500m2

* 홈페이지 주소 : http://www.louvrelens.fr/home_page.html


한편 루브르 미술관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루브르의 소장품을 루브르-랑스와 공유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브르-랑스 미술관은 개관 두달만에 이미 20여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2014년에는 중동 아부다비에 제2의 루브르 분관을 오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