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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프랑스 最古 포도주, 이탈리아서 유래' 증거 발견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전의 것인 기원전 500년 경의 포도주 흔적이 이탈리아산 용기에서 발견돼 프랑스 포도주가 이탈리아에서 전래했음을 알 수 있게 됐다고 BBC 뉴스가 3일 보도했다.

프랑스 남부 라타라(Lattara)에서 발굴된 암포라 토기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UPenn) 과학자들은 기원전 525~475년까지 에트루리아(로마제국 이전의 이탈리아 문명)산 저장·운반용 암포라 토기가 수입됐던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부근 해안 마을 라타라(Lattara)에서 나온 용기 잔해들을 첨단 기법으로 분석해 포도주 분자들을 찾아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 포도주에는 약초와 송진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 당시 포도주가 약용으로 사용됐고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송진도 첨가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보다 놀라운 것은 포도를 으깨 즙이 흘러나오게 만든 압착기가 항아리들과 함께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이런 증거들은 프랑스의 포도주가 외부에서 도입된 뒤 포도 재배와 포도주 주조가 뿌리를 내렸음을 보여주는 다른 지역의 패턴과 일치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포도주 주조는 이곳에서부터 론 강을 따라 확산됐고 작물화한 포도가 들어온 뒤 야생 포도를 비롯한 온갖 품종과 교배해 프랑스 품종이 돼 전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늘날 대부분의 포도주는 프랑스 품종으로 만들지만 프랑스 포도는 원래 근동 지역에서 유래해 에트루리아를 경유해 프랑스로 들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도주의 역사를 밝히기가 힘든 것은 다른 농작물과 달리 포도주가 화학적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인데 연구진은 GC(가스 크로마토그라피)/질량분석 기법을 이용해 항아리에 흡수된 포도주 분자를 찾아낸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포도주 흔적은 오늘날의 이란과 조지아, 아르메니아 지역에서 발견됐고 포도주 주조법이 서서히 서쪽으로 확산돼 유럽에 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지난 2004년 중동 지역과 비슷하거나 앞선 시기에 중국에서 쌀술이 만들어졌다는 단서를 발견했지만 중동 지역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포도주가 퍼져 나간 경로는 자세히 밝혀내지 못했었다. 이들은 막연히 프랑스는 유럽 북부 지역으로부터, 독일은 루마니아로부터 포도주가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번에 발견된 증거는 프랑스 포도주가 이탈리아로부터 온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편 에트루리아인들은 철기시대 초기에 지중해 일대에 퍼져 살게 된 페니키아인들로부터 포도주 문화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에트루리아인들이 암포라 토기에 상품을 담아 프랑스 남부 지역에 수출했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내용물이 밝혀지기는 이 연구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