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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명품 핸드백 전쟁'..루이비통 vs 에르메스 인수 분쟁 종결키로

LVMH서 사들인 에르메스 지분...기관투자가·주주에 배분키로


프랑스 명품 패션브랜드 에르메스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4년간에 걸친 지리한 '지분 전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에르메스를 인수 합병(M&A)하려던 LVMH의 야심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의 양대 산맥인 두 회사는 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서를 통해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에르메스 지분 23.2%(75억달러·약 7조6365억원) 가운데 8.5%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주주들과 기관투자자에게 배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분 배분은 오는 12월 2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LVMH의 지주회사인 크리스찬 디오르와 아르노 그룹은 향후 5년간 에르메스 지분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파리 상사법원의 중재로 이 합의안이 타결됨에 따라 에르메스는 LVMH를 상대로 제기했던 법적 소송을 모두 철회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에르메스 가문 후손들 똘똘 뭉쳐...‘명품업계 카사노바’의 M&A 막아

이른바 '명품 핸드백의 전쟁'은 2010년 10월 LVMH가 에르메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LVMH는 에르메스 지분 17.1%를 취득했다. LVMH는 그 후에도 에르메스 지분을 계속 늘려 현재 에르메스 가문 지분(73.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아르노 LVMH회장은 '명품업계의 카사노바'로 불린다. 탐나는 명품 브랜드는 놓치지 않고 사들이기 때문이다. 루이비통ㆍ펜디ㆍ마크 제이콥스ㆍ도나 카렌ㆍ지방시ㆍ겔랑ㆍ겐조ㆍ셀린느ㆍ모엣 샹동ㆍ태그 호이어ㆍ불가리  등 세계 굴지의 명품 업체와 유명 브랜드가 그의 손에 들어왔다. 그런 아르노가 에르메스를 탐내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루이비통의 에르메스 인수를 위한 4년간의 '명품 핸드백 전쟁'이 합의로 종결됐다.


이에 대해 에르메스는 LVMH가 에르메스를 적대적 M&A를 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여겼다.

이에 따라 에르메스는 2012년 9월 LVMH가 자사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내부자 거래 등 불법행위를 동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LVMH는 이에 맞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에르메스를 맞고소했다. 

위기감을 느낀 에르메스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에르메스는 기존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에르메스 가문 후손들이 똘똘 뭉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하는 등 지분 방어에 주력했다.
2011년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가족 지주회사 H51을 설립하여 에르메스 지분의 50.1% 가량을 확보하고 6대손 중 한 명인 줄리 게를랑이 대표를 맡고 있다.

LVMH로부터 가업을 지키기 위해 창업주의 6대손 40명 중 10명이 회사에 합류했다.
93년 에르메스에 합류한 뒤 에르메스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월 CEO에 취임한 악셀 뒤마(43) 에르메스 CEO도 그 중 한 명이다.

프랑스 시장규제위원회(AMF)는 지난해 7월 LVMH가 에르메스 지분 취득과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며 800만 유로(107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지분 변화는 없었다.

이번 합의가 발표되자 3일 에르메스 주가는 프랑스 증시에서 3.4% 하락한 반면 루이비통 주가는 3%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