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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물방울 작가’ 김창열 화백, 제주에 작품 200여점 기증

제주 ‘김창열 미술관’ 추진에 작품 200여점 대가없이 넘겨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84) 화백이 제주도에 작품 200여점을 무상으로 기증한다.

제주도는 김 화백이 '지난달 16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을 건립한다면 작품 200여점을 기증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주도에 냈다고 16일 밝혔다. 김 화백은 터 1만㎡에 1300㎡ 규모의 미술관 건립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제주도청에서 김 화백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 기증 협약식이 열린다.

 

 

김 화백이 기증 의사를 밝힌 200여점은 1957년부터 최근까지의 시대별 대표작과 자료, 서적, 팸플릿, 화구, 활동사진 등이다. 이 가운데 10%가량은 협약식 때 우선 기증한다. 제주도는 기증 의사를 밝힌 작품의 시세가 150~2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술관은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 부지 1만㎡에 건축면적은 1300㎡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미술관에는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다목적홀, 수장고 등이 들어선다. 제주도는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해 2015년 개관할 계획이다.

평남 맹산 출신 김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공부했다. 한국전쟁 당시 남한으로 내려왔으며, 1952~53년 1년6개월 동안 제주시 칠성로와 애월·함덕 등에서 피난생활을 한 인연이 있다.

1966년 미국 뉴욕으로 가 판화를 전공하고 이후 1969년부터 프랑스에 정착해 40여년을 지냈다.

근 40여년간 한결같이 물방울을 소재로 영롱한 물방울이 천자문을 배경으로 맺혀 있는 그림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김 화백이 '물방울 화가'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건 1970년대부터다. 파리에서 작업하다 우연히 물방울에 영감을 얻었다. 1973년 파리의 권위 있는 초대전인 '살롱드메(salon de mai)' 전시를 네 차례 진행하며 화단의 주목을 끌었다. 2004년에는 프랑스 국립 주드폼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진행하며 세계적 대가로 인정을 받았다.

문순영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국내 유일의 '물방울' 작품관(미술관)으로서 차별화된 문화명소가 제주에 탄생하는 것"이라며 "제주 서부지역의 또 다른 문화 이색공간으로 현대미술관∼저지예술인마을∼방림원∼생각하는 정원∼수월봉 등과 연계되는 관광명소 벨트화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