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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평등교육에 질린 佛대학들 "학생 선발권 달라"

대입 자격 시험에 90% 통과, 대학마다 수준 이하 학생 넘쳐


프랑스 교육 이념인 '평등주의'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부 대학이 현 대학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대학이 우수한 학생들을 가려서 뽑을 수 있도록 자체 선발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프랑스법에 따르면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를 통과한 학생이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성적이나 면접, 서류 전형에 따른 선발은 금지하고 있다. 일종의 대학 평준화 제도다. 단, 소수 엘리트를 위한 '그랑제콜'에 가기 위해서는 그랑제콜 준비반(프레파)과 국가시험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바칼로레아가 형식적인 시험으로 전락하면서 너무 많은 학생이 대입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다. 1808년 도입 당시에는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학생은 31명이었고, 1945년에는 3%만 바칼로레아를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합격률은 90%에 달했다. 난이도가 너무 낮아서 우수 학생을 선별하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다.


         ☞ 프랑스 베르사유 대학 캠퍼스의 학생들


게다가 프랑스는 대학 학비도 거의 무료여서 지원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대학들은 이 때문에 캠퍼스에 학생 과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베르사유 대학의 한 법대 교수는 수용 인원 200명인 강의실에서 300명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 지원자가 너무 많아지자 최근에는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베르사유 대학 등 많은 대학은 우수 학생 위주로 선발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몽펠리에 대학의 안 프레이스 총장은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까지 대학에서 무조건 받아주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학생 선발권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