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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뉴스·생활

'분노하라' 프랑스 작가, 스테판 에셀 별세(95세)

전 세계적으로 '분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분노하라'의 작가 스테판 에셀이 향년 95세로 타계했다.

 

- 베스트셀러 '분노하라'의 작가 스테판 에셀(향년 95세)

 

에셀의 아내인 크리스티앙 에셀은 그가 밤에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27일(현지시간) 말했다고 프랑스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에셀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권이 팔린 '분노하라'를 비롯한 상당수의 저술을 남겼다.

'세기와의 춤'(1997), '국경 없는 시민-장 미셸 엘비그와의 대화'(2008), '참여하라-질 반데르푸텐과의 대담'(2011) 등을 펴냈다.

'분노하라'는 에셀이 92세이던 2010년에 쓴 30여쪽짜리 에세이로, 자본의 폭력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라는 내용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면서 '분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 세계적 '분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스테판 에셀  '분노하라'


이 책은 프랑스에서 출간 7개월 만에 200만부가 팔리는 등 세계 35개국에서 450만권이 팔렸고,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오큐파이)과 스페인의 '분노한 사람들'(인디그나오스) 운동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에셀은 작년에는 이 책의 속편 격인 '분노한 사람들에게'를 저술, 공감하고 행동에 나서 세상을 바꾸자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1917년 독일에서 유대계 작가인 아버지, 화가이자 예술애호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7세에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 20세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 1944년 체포돼 사형선고까지 받았으나 극적으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종전 후 외교관 시험에 합력해 외교관의 길을 걸어 1948년 유엔 세계인권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하고,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1982년 공직에서 은퇴한 뒤에도 인권과 환경 문제 등에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사회운동가로서 열정적으로 활동해 왔다.
에셀은 이후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괴리가 커지는데 불만을 느끼고 프랑스 정부의 불법 이민자 정책과 환경 정책에 반발, 유럽녹색당 지지자로 변신했다.

 

- 스테판 에셀을 추모하는 바스티유 광장의 촛불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사회당 대선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 전 대표와 마르틴 오브리 전 대표 등 프랑스 사회당 인사들도 일제히 에셀의 타계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